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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버서크닉님이 쓴 글, 원문입니다.

갈망하는 대학을 꼭 가기위하여...

 

 

 

버서크닉 - 오수선언문 (15.06.12)

 

신이시여 제가 지은 죄가 대체 무엇 이길래, 이토록 저를 미워하시며 저를 끈질기게 파탄 내려 하십니까?

 

제 새파란 청춘을 어두컴컴한 독서실에 쳐 박고 하늘조차 마음껏 볼 수 없는 그 골방 속에서 저는 전등불에 눈을 혹사시켜가며

 

그렇게 4년을 수능의 노예로 살았습니다.

 

하지만 신이시여 당신은 저를 너무 낮잡아보셨습니다

 

고작 사수정도 망한 것으로 내가 좌절하고 병신 같은 개 잡대에 기어들어 갈 거라 생각했다면

 

좆까 이 개새끼야 착각 하지마 나는 간다! 관악으로

 

누가 우리를 이렇게 위로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

 

송곳은 필부의 주머니에 들어갈지라도 그 날카로운 끝으로 가죽을 뚫어 마침내 세상에 드러날지니

 

네 비록 개 잡대에 기어들어간다 하여도 초야에 묻혀 지내던 제갈량이 세상에 나왔듯

 

40년을 주정뱅이 한량으로 살던 한고조 유방이 마침내 천하를 발아래 무릎 꿇렸듯

 

군사독재정권아래 옥고를 치르던 김대중 선생께서 마침내 왕좌에 올랐듯

 

그렇게 넓은 세상에서 너의 두 날개를 펼칠 날 올 것 이라고.

 

하지만 봉황은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지 않고

 

용은 연못에 오래 머물지 않는 법

 

내 어찌 개 잡대에 몸을 담아 술과 한숨으로 청춘을 썩히랴

 

나 다시 독서실로 돌아간다. 고독과 싸우며 아름답게 빛을 발하던 그때로

 

좁고 컴컴한 독서실에서 열정을 난로삼아 책장을 땀으로 적시던 겨울로

 

아무도 오지 않는 계단 한가운데서 오직 생존을 위해 눈물 젖은 빵 한 조각으로 하루를 연명하던 그때로

 

그 진흙 속에서 나는 끝없이 인내하며 관악에 대한 사랑의 꽃을 피우리라

 

불가능에 가까운 한심한 짝사랑일지라도...

 

N수생들아 함께 가자 아름답던 그때로

 

시끄러운 술집에서, 화려한 거리에서

 

거짓된 멋과 표정들을 지어가며 가식적인 웃음을 만발하는

 

위조된 청춘을 살아가며 그것을 '젊음의 열정'이라 포장하는 동갑내기들의 시장 바닥 같은 판데모니엄에서

 

다시 가자! 어두침침한 독서실로, 우울함이 배어나오는 도서관으로 재수 종합 반으로

 

우리 아까운 젊음을 시궁창에 쳐 박는다 누군가 그렇게 손가락질하고 멸시하고 침을 뱉을지라도

 

우린 알고 있다 우리는

 

목표를 향해 온 열정을 쏟아 날아가며

 

밤이면 찾아오는 우울함과 고독에 맞서가며 성장해가는 진정한 청춘을 살고 있는 것이다

 

너희들은 보장된 미래를 위해, 간절한 꿈을 위해, 20대의 지위를 위해 수능을 보는가?

 

난 단지 살기위해 수능을 본다.

 

하루하루 나의 나약함과 모든 충동들에 용기있게 맞서가며 먼 미래가 아닌 오늘 하루만을 세상의 끝 날처럼 살아가며

 

거듭된 패배로 고단한 육신과 정신을 잠시 쉬었으니 이제 다시 이끌자 아직 소진되지 않은 젊음을

 

뭘 계속 멀뚱멀뚱 쳐다보며 병신 같은 명태눈깔로 스크롤을 내리는가.

 

우린 이미 패배자다

 

남들 1, 2 년 보는 수능을 이토록 질질 끌어놓고도 한심한 결과물을 받은 우리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고 스스로를 철저히 반성해야할 때이다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거듭 패배하는 것이다 이제 다시 수능에 도전하기엔..

 

이따위 열정이니, 청춘이니, 꿈이니, 아름다움이니 하는 그럴듯한 말에 혹해 도전하기에 우린 너무 늙지 않았나?

 

엔수 생활은 절대 그렇지 않다

 

열정도 청춘도 꿈도 아름다움도 아니다 수험생활은 그냥

 

개좆같은 골방구석에서 병신 같은 츄리닝 나부랭이 하나 걸치고

 

면도도 제대로 안한 어지러운 쌍판 떼기로

 

또래들 군대에서 좆뺑이 치다가 곧 나올 나이에

 

얼굴에 노란 솜털도 채 안 빠진 좆 고딩들이 보는 책이나 보면서

 

아까운 젊음을 허비하는 것이다

 

활짝 핀 젊음을 수능으로 시들이는 것이다

 

븅신 같이

 

그러나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 이제 싱그럽던 나의 스물로 돌아 갈수 있는 길은 없다

 

그러므로 그냥 나에게 침을 뱉어라 나는 더러운 오수 생이다

 

아니 침조차 날아오지 않을 정도의 철저한 무관심 속에서 나는

 

마지막이 되어야할 내 어린 고집을 생각한다.

 

더 이상 현란한 말로 내 어리석음을 포장하려 들지 않는다.

 

나는 오수생일 뿐이다

 

나이가 차도록 인정하고 포기 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사실 좌절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이란 10대의 미덕일 뿐

 

그렇게 무모한 오기를 품고 살기엔 너무 멀리 왔다 나는 지금 벼랑 끝에 있다

 

하지만 수능이란 얼마나 순수한 도전인가

 

세상에 이토록 순수한 스스로와의 싸움이 또 있을까?

 

온갖 공작과 협잡이 난무하는 속에서 오직 순수한 열정과 인내만으로

 

나는 피워낸다, 연꽃을

 

환각이 보인다. 분명 눈앞에 있다

 

좆씨발개씨발그개새끼들나씨발좆같았어정말힘들었어개좆호로후레발씨발새끼들아개새끼들아진짜 좆같았어, 말로 다 못할 정도로 힘들었어.

 

이겨내자! 약을 먹은 개새끼처럼 얼마나 부끄러운 줄 알고도 다시 한 번 짖어보자

 

더 이상의 수갤 질은 없다

 

나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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